어릴적 친구가 외쳤던 “오이 빼주세요!”라는 말, 어른이 되어 식당에서 “고수는 빼주세요”라고 말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단순한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면? 누군가는 신선하고 향긋하다고 느끼는 재료가, 누군가에게는 도무지 삼키기 힘든 맛일 수도 있다는 것. 그 이유, 어쩌면 유전자에 있었습니다.
🌱 오이와 고수가 싫은 이유, 유전자 때문일까?
입맛은 타고난다?
유전자는 우리가 특정 맛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어떤 향을 불쾌하게 느끼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오이와 고수의 호불호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유전적 변이에 기인하는 생물학적 반응일 수 있습니다.
🥒 오이의 쓴맛 유전자 TAS2R38
오이에는 커큐르비타신이라는 쓴맛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감지하는 능력은 TAS2R38 유전자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이 유전자는 PAV형(PAV/PAV), AVI형(AVI/AVI), PAV/AVI형의 세 가지 유형이 있으며, PAV형일수록 쓴맛을 강하게 느낍니다. 즉, 오이를 유독 싫어하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쓴맛을 민감하게 감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 고수의 비누맛 유전자 OR6A2
고수의 향을 비누냄새처럼 느끼는 사람들은 OR6A2 유전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수의 알데하이드 성분을 비누 향으로 감지하는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고수는 향긋한 허브가 아닌 화학적인 이물질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수에 대한 거부감은 인종,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 오이와 고수의 건강 기능
입맛은 갈리지만, 영양은 모두에게 유익합니다.
오이는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와 수분 보충에 좋습니다.
고수는 비타민 A, C, K는 물론 마그네슘, 칼슘, 철분까지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항염, 해독 기능이 있는 슈퍼푸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입맛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작은 단서입니다.
오이가 싫고, 고수가 싫은 이유가 내 유전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것 또한 나를 이루는 하나의 고유함이겠지요. 누군가의 싫어함조차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조금 더 나를,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게 됩니다. 건강한 식탁은 바로 그 이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