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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나홀로 시간

🌧️ 비 오는 날 온기, 강화도에서 보낸 하루

by simple5656 2025. 5. 10.

– 바다 대신 장어, 마당 대신 장작불, 그리고 친구들과의 진심

비가 와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지만, 그건 어쩌면 더 좋은 신호였다.
바다낚시는 취소됐지만, 대신 마음을 낚는 하루가 시작됐다.
이야기가 생기고, 냄새가 남고, 웃음이 길게 이어졌던 강화도의 1박 2일.


🐟 “여기가 1세대야” — 선창집, 바닷가 끝의 장어맛

강화도에서도 끝자락, 바다가 수평선처럼 펼쳐진 곳.
**1979년부터 시작된 ‘선창집’**은 장어의 역사가 있는 집이다.
숯불 위로 자글자글 올라오는 장어의 기름방울,
비 오는 유리창 너머로 흐릿하게 번지는 바다 풍경,
그리고 함께 앉은 사람들의 조용한 미소.

맛은 진했지만 분위기는 더 깊었다.
그게 비 오는 날 장어가 주는 위로였는지도 모른다.


🧺 재래시장, 강화도의 속살을 담다

장어로 배를 채우고 나니, 비가 그칠 기미는 없었지만
우리는 강화읍 시장으로 향했다.
비를 맞으며 장 보던 그 순간마저도 정겹게 남았다.

밴댕이 무침, 삼겹살,

그리고 친구의 전원주택 마당.
장보는 손엔 비닐봉투가 들려 있었고,
마음엔 밤이 기다리고 있었다.


🌲 연미정길의 바베큐 밤 — 불은 피우면 따뜻해진다

친구의 집은 연미정길 끝.
소박하고 단아한 전원주택.
비가 내리는 마당에 장작을 올리고,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사람들은 웃음을 굽고 있었다.

비 오는 날의 바베큐.
그건 우리가 평소에 바랐던 어떤 '완벽한 날씨'보다 더 마음에 남는 풍경이었다.


🍇 해풍 맞은 강화 포도, 풍미가 담긴 이야기

친구의 집 바로 앞에는 작고 단정한 와이너리가 있었다.
와이너리 투어를 하진 못했지만,
해풍 맞고 자란 강화도 포도가 와인으로도 꽤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화 포도는
바람을 머금은 듯, 단맛이 진하고 향이 풍성하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천천히 걸어 들어가 한 잔 정도는 마셔보고 싶다.


🌾 해풍 맞은 쌀, 그리고 나무 장작 불 위의 아침

돌아오는 날 아침,
마당 한편에서는 장작불이 다시 타올랐다.
그 위에 놓인 솥단지엔 닭죽이 끓고 있었고,
한켠에서는 군고구마가 익어가고 있었다.

바람은 여전히 촉촉했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바삭한 고구마 껍질과
뜨끈한 죽 한 숟갈로 마음을 데웠다.

그리고 친구가 건넨 마지막 선물.
그날 도정한 5kg짜리 강화도 햅쌀 한 포대.

해풍을 맞고 자란 쌀은
모양도 향도 남달랐다.
집에 돌아와 밥을 지었을 때,
그날의 기억이 김처럼 피어올랐다.


📍 이 강화도를 기억하고 싶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있느냐, 어떤 순간이 쌓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비가 와서 더 좋았고, 계획이 틀어져서 더 깊었다.
우리가 만난 강화도는,
그 어떤 관광지보다 '살아 있는 온기'로 가득했다.


✨ 여행노트

  • 장어집: 선창집 ( 강화군 선원면 해안동로 1199 선창집  )
  • 강화 재래시장: 강화읍 시장
  • 강화도 포도 & 와이너리: 연미정길 인근
  • 전원주택: 친구 소유, 연미정길 근처
  • 선물받은 쌀: 강화도 햅쌀 (도정 당일 5kg)
  • 마당 음식: 닭죽, 장작구이 군고구마, 삼겹살, 강화 밴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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