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 에세이 & 삶의 이야기

🚬☕ 나를 만든 시간의 조각들: 30년, 커피와 담배, 그리고 '오롯미'

simple5656 2025. 5. 7. 22:23

안녕하세요.

 

갱년기 호르몬 관리 Q&A를 정리하면서 들었던 생각. 

 

사실 그런 글을 쓰다 보면 문득, '아, 내가 정말 이런 이야기를 할 나이가 되었구나' 싶어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곤 해요.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저라는 사람을 오랫동안 만들어 온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습관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바로 커피와 담배입니다.

 

저는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담배를 피워왔고, 커피는 하루 다섯 잔 정도를 마십니다. 주변에서는 하나둘씩 커피를 줄이거나 끊고, 담배는 말할 것도 없죠.

 

그런데 저는 이 익숙한 두 가지를 줄이기도, 끊기도 참 어렵습니다. 나쁜 버릇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 습관들이 단순히 '나쁨'으로만 규정할 수 없는, 제 삶의 '오롯미'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 느껴져요.

 

저는 70년대에 태어났습니다. 그때는 흡연에 대한 시선이 지금처럼 따갑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글을 쓰는 직업과 연관이 있기에, 어쩌면 조금 더 자유롭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편견 속에서 이러한 습관들이 자리 잡기 쉬웠는지도 모릅니다. 

 

제게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닙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시는 첫 잔의 따뜻함과 향긋함은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과도 같아요.

 

글을 쓰다가 막힐 때, 집중이 흐트러질 때 자연스레 손이 가는 존재죠. 다섯 잔이라는 양은 분명 과하지만, 커피 없는 저는 왠지 앙상한 느낌이 듭니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 저를 깨우고, 꽉 막힌 머릿속을 잠시나마 뚫어주는 따뜻한 위안이자 동반자입니다. 이 한 잔 덕분에 다시 자판 앞에 앉을 힘을 얻는다고 느끼곤 하죠.

 

그리고 담배. 담배는 좀 더 복잡한 감정입니다.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이 나쁜 버릇. 하지만 저에게는 이것이 '나만의 잠깐의 일탈' 시간입니다.

 

빼곡한 일정, 해야 할 일, 신경 써야 할 관계들 속에서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르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서는 느낌입니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담배 연기와 함께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흩뜨리는 그 시간.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어쩌면 고독하지만 그래서 더 솔직해질 수 있는 짧은 순간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탓에 오는 익숙함과 편안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불안할 때, 외로울 때, 뭔가 허전할 때 저도 모르게 손이 가는 오래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물론 이 모든 감정적 편안함 뒤에는 큰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압니다. 주변에서 건강을 챙기며 습관을 바꾸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거워집니다.

 

'내가 너무 안일한 건가?', '이 습관들이 결국 내 몸에 쌓여 큰 병으로 돌아오는 건 아닐까?' 밤늦게 혼자 담배 연기를 바라보거나 마지막 커피를 마실 때면, 질병들이 혹시 이 익숙하고 편안한 그림자들 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염려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이렇듯 커피와 담배는 제게 편안함과 불안함, 집중과 해방감, 그리고 솔직함과 두려움이 뒤섞인 복잡한 존재입니다. 나를 만든 시간의 조각들 속에 이 두 가지가 깊숙이 박혀있고, 그것이 지금의 저라는 사람의 '오롯미' 일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끊어야 할 나쁜 습관임을 알면서도, 이 익숙함 속에서 나만의 위안을 찾고, 짧은 일탈을 통해 숨통을 트며 살아왔습니다.

 

이 글은 이러한 습관들을 정당화하거나 다른 분들께 권하는 글이 절대 아닙니다. 그저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커피와 담배라는 그림자 속에서 울고 웃고 글과 가까운 일을 하고 있는 어느 70년대생 싱글 여성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고백일 뿐입니다. 건강에 대한 염려를 끌어안고서도 쉽게 놓지 못하는, 나라는 복잡한 존재의 '오롯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중요: 흡연은 폐암,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며,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간접흡연 또한 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칩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 또한 심장 두근거림, 수면 장애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금연하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비슷한 복잡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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